ALICE=ALICE 번역/삼월토끼(10)

어떻게 하지?

→ 연구실에 간다

 

“…좋아, 다음.”

(삼월군은 계속 책상 쪽에만 있네. 또 새로운 연구인가…?)

(그렇게 해서까지 인간이 되고 싶다니 이해할 수 없어…)

 

“어이.”

“…뭐, 뭐야?”

“도망 치지마.”

“…또 이상한 약을 먹일 생각이지?”

“하핫… 무서운거야?”

“안심하라고. 오늘은 너의 눈물이 필요할 뿐이야.”

“눈물…?”

“그래. 인간은 무섭거나 아픈 짓을 당하면 울잖아? 그리고…”

“너무 기분이 좋아도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온다고 들었어. 극단적이어서 재미있네, 인간은.”

“…그래서? 너는, 어느 쪽의 눈물을 흘리고 싶지?”

“그런 건…”

“들리지 않는다고. 뭐야? 어느 쪽이라도 좋은 건가?”

“확실히 말하지 않으면,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울게 하겠다만?”

(어느 쪽이 좋은 지는 정해져 있잖아…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아. 애초에 일부러 울게 한다니…)

“…좋아, 알았어. 그러면 양쪽 다 시험해주지.”

“에!?”

“불만 있어? 모든 건 연구를 위해서야. 너에게 선택권 따위는 없어.”

“설마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당연하지, 바―보. 내가 네 의견 따위 들을 리가 없잖아.”

(…포기할 수 밖에 없겠군)

“저기… 아픈 건, 하지 말아줘…”

“하아? 또 나한테 지시하는 건가? 자만이 심한데?”

“부탁을 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방법이 있잖아?”

“읏…”

“…아픈, 건… 하지… 말아 주세요.”

“하핫, 정말로 했어.”

“흐―응… 그렇게나 싫은 거구나. 그렇다면, 기분 좋은 걸로 용서주지. …그 대신에.”

“자비를 준 만큼, 충분히 눈물을 흘리게 해 줄 테니까. 각오는 되어 있겠지?”

“꺗…!”

“하지만, 그대로인 너는 맛 없으니까. 이 녀석을 발라서 맛을 속여보도록 하자.”

“나 특제의 바르는 약… 맛이 들어 있으니까 조금은 맛있게 먹을 수 있겠지.”

“…히얏…!”

“무슨 얼빠진 소리를 내는 거야. 아직 목 밖에 안 발랐다고? 그것도 정말 조금.”

“…하지만… 차가우, 니까…”

“어차피 금방 몸이 뜨거워 져서, 이 차가움도 기분 좋아질 거야.”

“…읏…”

“뭐야? 벌써 느끼는 거야?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후후, 이상하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그 반응이라니… ‘연구’하는 보람이 있겠군.”

“읏… 으음… 읏… 뭔가, 먹지 못할 것도 아니군.”

“킁, 킁… 하―아… 그렇다 해도 냄새는 변함없이, 이성이 녹아버릴 것 같은 좋은 냄새야…”

“…읏… 싫어, 그런, 곳…! 코… 가…!”

“좀 더 깊은 곳… 좀 더... 아아… 좀 더 짙은 냄새… 참을 수 없어…”

“읏…!”

“좀 전까지 내던 좋은 소리는 어떻게 된 거야? …이대로 계속 참을 생각이야?”

“좀 더 소리를 내 봐. 좀 더 울부짖고… 그리고, 눈물을 흘려.”

“…싫, 어…!”

“…흐―응. 그렇다면――"

“핫… 으음…”

“읏… 깨, 깨물지 마… 읏… 그렇게 깨물면… 읏…”

“쿠쿡, 깨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깨물면… 기분, 좋아…? 몸도…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아아, 드디어 나왔군.”

“그 눈물은… 아파서 나온건가? 아니면… 기분이 좋으니까?”

“여기가 눈물을 흘릴만큼 좋다면… 이번엔 여기도…”

“…읏… 하…!”

“으음… 좀 더, 좀 더…! 좀 더 울고, 울부짖고, 눈물을 보여!”

(머릿 속이… 새하얗게 되어서… 이제… 내가 어떤 일을 당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좋은 눈물이야… 그래, 좀 더 흘릴 수 있겠지? 읏… 으, 으음…!”

“음… 하, 음… 읏…?”

“어떻게 된거지… 네가 눈물을 흘리고, 소리를 지르는 만큼… 응…”

“…역시, 넘쳐 흘러… 달아서, 혀가 녹을 것 같아… 마치 과즙 깉아.”

“감정이 격해질 정도로… 자꾸… 읏… 넘쳐 흐른다. 좀 더… 좀 더…”

“흘리면, 아까워…”

“음…!”

“지금, 몸이 튄 순간에… 향기도 단 맛도 더해졌어… 봐, 좀 더 넘쳐 와…”

“좀 더 이 달콤한 꿀을 맛보게 해 줘. 그래… 좀 더, 좀 더.”

“설마 너에게… 이렇게 맛있는 부분이 있을 줄이야. …이제… 멈추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