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밖의 청소, 드디어 끝났다.”
(이래저래 메이드 취급도 익숙해져 버렸다… 뭐, 한가하게 있는 것보다야 낫지만)
“이야이야, 이것은. 꽤나 맛있어 보이는 메이드가 있네.”
“당신은…”
(모자장수씨, 였지. 제대로 이야기하는건 처음일지도)
(함께 있는건, 3월군과… 쥐?)
“…뭘 보는거냐.”
“에?”
“말해두겠지만, 나는 별로 안 보고 있다고. 모자장수와 마지못해 행동을 같이 하고 있을뿐, 널 보러 온 게 아니다.”
(뭐, 뭔가 큰소리를 들어버렸어… 그러고보니, 처음 만났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었나)
“하핫… 안 돼, 하얀토끼짱은. 그런건 전혀 전해지지 않아.”
“시끄럽네! 아―정말, 가자고!”
“모두 어디 가는거야?”
“후후, 잘 질문해주었어. 이제부터 다과회를 할 예정이야.”
“괜찮다면 너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권유하러 온거지만… 어때? 물론 오겠지?”
“좋아, 이 녀석이 온다면 나는 참가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그럼 그런 걸로―”
“뭐라는거야, 하얀토끼짱. 너의 출석은 이미 결정사항이야.”
“나는 출석하겠다고 말한 기억은 없어!!”
“뭐, 좋지 않아? 다과회는 사람이 많을수록 즐거우니까.”
“자, 둘다. 다과회의 준비는 이미 되어있으니까, 빨리――”
“우왓!? 무, 무슨 소리야!?”
(이 소리… 또 시계의 알람이야. 검은토끼의 집 안에서…)
“…죽고싶어… 죽고싶어죽고싶어죽고싶어――――!”
“아아, 또 시작된건가. 검은토끼짱의 “죽고싶어 병”이.”
“매일매일… 잘도 질리질 않나보네.”
“거, 검은토끼! 괜찮은거야!?”
“아아, 걱정할 필요 없어. 검은토끼의 저건 항상 있는 일이니까. 같이 산다면, 너도 이미 알고있으려나.”
“저런 식으로 알람이 울리면 죽고싶다고 소리를 지르지. 매일매일, 질리지도 않고.”
“대체, 죽을 수 없는데도 「죽고싶어」라니 모순이네. 의미를 모르겠어.”
“저런 건 내버려 두는게 제일. 응석을 부리게 하면 안돼. 그저 누군가에 관심받길 원하는 것 뿐이니까.”
“…아…”
(그러고보니… 옛날에, 나도 같은 걸 했었던가)
(일로 바쁜 부모님에게 관심 받길 원해서… 나, 일부러 상태가 안 좋은 척을 해서 관심을 끌려고 했었어)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다고 생각하지만… 검은토끼도, 그 때의 나와 같은건가)
“뭐, 하나하나 상대하는건 소용없어.”
“검은토끼는 나쁜 녀석은 아니지만, 저런 모습은 어떻게 된 것 같아 솔직히. 같은 토끼지만, 이해할 수가 없네.”
“…”
“자, 죽을 수 없고 죽고 싶은 건 내버려두고. 우리들와 함께 다과회를 하자.”
“…”
“…미안. 모처럼 권유받았지만… 역시 나는, 검은토끼를 내버려 둘 수 없어.”
“…흥, 좋은대로 하지 그래? 별로 오길 원했던 것도 아니고.”
“나를 선택하지 않다니… 뭐, 마음이 내키면 언제든지 오도록. 나의 다과회는 언제든 하고 있으니까.”
“고마워.”
“…늦어!!”
“바로 오지 않다니… 내가 죽어도 좋은거야!?”
“…그렇게 생각 안해”
“어떨까나. 그렇다면 좀 더 빨리 멈추러 왔어야지.”
“어차피 너도… 나의 일 따위 어떻게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겠지. 다른 녀석들처럼.”
“어떻게 되어도 좋다고 생각 안했어. 네가 죽으면… 나는 곤란해.”
“거 봐, 너도―… 에?”
“…곤란, 한거야?”
“응.”
“…왜지?”
“에?”
“내가 죽으면, 어째서 네가 곤란한거야?”
“그건… 그…”
“…있지, 잘 장소가 없어지잖아? 봐, 지금은 이 집에 살고있으니까!”
“…뭐야, 그 이유.”
(여. 역시 심했으려나…)
(하지만, 옛날의 나와 겹쳐졌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하면 또 화나게 해버릴지도)
“…”
“…알았다고.”
“너… 나랑 같이 자고 싶었던거잖아?”
“읏!? 그, 그런 의미가...!”
“니시시… 부끄러워 하지마. 뭣하면…”
“지금부터라도, 같이 잘까?”
“아, 안자! 읏… 저, 저리가…!”
“싫어.”
(넘어뜨려져서 껴안겨버렸다… 이 흐름은, 또 먹혀져버려…!)
“…따뜻하네, 너.”
“…에?”
“게다가, 굉장히 부드러워. 조금 빈약하긴하지만. 전체적으로.”
“…”
“죽는데에는 쓰지 못했지만… 뭐, 담요 대신정도로는 써줄 수도 있어.”
“저… 저기…”
(혹시 이건... 응석부리고 있는, 걸까?)
“음…”
(…아픈 척을 했을 때, 나한텐 걱정 해주는 가족이 있었지만)
(그런가… 검은토끼에게는, 아무도 없었던거구나)
“…뭐야, 이 손.”
“에? …앗, 그, 이건…”
(어쩌지, 무의식적으로 검은토끼의 머리, 쓰다듬어버렸어…)
“미, 미안. 싫었어?”
“…됐어, 별로. 그대로 있어.”
“말했잖아, 너는 담요 대신이야.”
“그러니까, 담요는 담요답게… 이대로 가만히 있어.”
(…역시 응석부리고 있네. 조금은 마음을 열어준걸까)
(옛날의 나와 겹치기 때문은 아니지만… 뭔가 내버려 둘 수 없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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