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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구를 지켜줘

나의 지구를 지켜줘 (ぼくの地球って)


굉장한 명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무려 1987년부터 연재된 만화인 나의 지구를 지켜줘. 일명 나지지

OVA도 굉장한 퀄리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렸을 적 책방에 갔을 때에는 그저 책장에 꽂힌 애장판 만화들이 굉장히 멋져 보여서 페이지 수가 많고 그다지 오래되지 않아 보이는 책들을 빌려 한권두권 밤새 읽고는 했다.

환상게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야자와 아이의 내 남자친구 이야기, 천사가 아니야, 스즈에 미우치 단편집(이제는 구하기도 어려워진) 등 많은 애장판들을 읽었는데 어째선가 '나의 지구를 지켜줘'는 제목 자체가 어려워 보이기도 하고 어쩐지 다른 만화가 겹쳐져서 (아마 오, 나의 여신님이었던듯읽지 않았고 최근에야 애장판을 구해 읽었다.

 

다 읽고 나서는 어릴 적에 이 책을 읽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 때에 이 만화를 읽었다면 어려워~ 이해 안가~ 하면서 읽는둥 마는둥 했을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이 만화는 '전생'과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며 전개가 되는데 이렇게 흘러가는 스토리가 꽤나 복잡하고, 등장인물 수도 많기 때문에 (전생의 7명의 과학자들 현생의 7명의 과학자들. 게다가 현생의 자잘한 등장인물들도 꽤 많다.)

가끔은 전권으로 다시 돌아가 내용을 되짚어보아야 할 때가 꽤 있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쭉 써오고 있는 닉네임도 주인공인 코우=하스=세이==모쿠=렌인 모쿠렌에서 따온 것이다.

처음에 모쿠렌은 키체 사자리언이라는 성녀의 이미지로 등장하였지만 그 속은 굉장히 활발하고, 왈가닥인 성격의 여성이었다.

사랑을 할 수 없는 키체임에도 불구하고 키체끼리 결혼하여 거의 파문을 당한 부모님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집착하고, 처음 본 지구에게 한 눈에 반해 달기지에서 지구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달기지에서 지구에 대해 연구를 하던 중, 시온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마 시온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생각한다. 그랬기 때문에 많은 고난과 정신적 충격을 겪으면서도(키체 사자리언이라는 것에 부정적 생각을 가진 시온에게 온갖 모욕을 당한다.) 시온을 사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끝까지 시온에게 사랑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감염되어 죽게 되는데, 이는 환생한 시온인 링과 반대되는 생각이었다.

 


(멋진 쓰레기 시온...)

상처로 가득한 과거 때문에 성스러운 존재로 불리우는 키체 사자리언인 모쿠렌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게 되고,  심지어는 겁탈까지 하게 된다...

키체 사자리언은 금기된 관계를 맺으면 이마에 있는 키체(클로버의 문양)가 사라지게 되는데, 모쿠렌은 겁탈을 당한 후 키체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온은 모쿠렌이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한다.


병이 돌아 과학자들이 차례차례 죽게 되고 슈카이도가 오직 하나의 백신을 만들어내 자신에게 주사하려 하지만, 자신도 이미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둘의 사랑을 의심한 슈카이도는 시온에게 이기적인 생각이 들어 자신이 사랑하는 모쿠렌에게는 영양제를 주사하고, 시온에게는 백신을 주사한다.

둘은 이제 병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만 모쿠렌 또한 병의 징조를 보이고 결국 사망하게 된다.

모쿠렌은 자살을 하면 후세에 환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절대 자살을 하지 말라고 부탁하였기 때문에, 시온은 동료들이 모두 사망한 달기지에서 9년간 홀로 끔찍하게 살아가게 된다...


이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고 그는 결국 미쳐 하나의 기계를 만들게 된다.

달기지를 파괴하려 하는 링과, 모쿠렌의 노래를 통하여 지구를 조종하려 하는 시온은 하나의 육체에서 정신적으로 부딪히게 된다.

환생한 시온인 링은 미쳤을 때의 기억이 없기 때문에 기계의 정체를 몰라 혼란해하지만,

이 기계는 사실 모쿠렌이 노래를 부르는 홀로그램을 재생하는 기계였다모쿠렌을 사랑하는 맹목적인 마음만이 미쳐버린 시온에게 남아있었던 것이다.

결국 달기지는 모쿠렌의 노래로 인해 식물로 뒤덮였고 이미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였다.

 

마지막에 환생한 모쿠렌과 시온인 앨리스와 링이 이어지는 것은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모쿠렌과 시온은 결국 서로의 마음을 모른채 죽었으니, 나는 이것이 일종의 새드엔딩이라고 느꼈.

굉장히 여운이 많이 남는책...

나의 지구를 지켜줘가 연재되던 시절 이 이야기가 실화가 아닌지 문의하던 독자들, 전생붐이 일어났던 것 또한 이해가 되는 책이었다.


결국 이 이야기의 궁극적인 악역은 누구일까?

책을 덮고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던 나의 지구를 지켜줘였다.